제주도 실종여성, 타살 정황 수두룩…조류·복장·세화항 물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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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8월 1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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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 A
사진=채널 A
제주시 북동부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지난달 25일 실종된 30대 여성이 1일 제주 남서쪽 서귀포 가파도 해상에서 발견돼 사망 경위에 관심이 쏠린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서귀포시 가파도 서쪽 1.5㎞ 해상에서 여성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제주도 실종 여성 최모 씨(38·여·경기도 안산)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최 씨의 시신이 발견된 가파도 서쪽 해상이 세화포구와 정반대 지점 이라는 것. 시신이 일주일 남짓한 기간 동안 무려 100㎞ 넘는거리를 해안선 인근 해류를 타고 이동하는 게 가능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타살설이 확산하고 있다.


문재홍 제주대 지구해양학과 교수는 “제주도를 지나는 평균 해류가 있는데 조류하고는 다르다. 남서에서 북동으로 대한해협을 향해서 해류가 흐르게 돼 있어서 서에서 동으로 가는 흐름인데 지금 보면 시신이 평균 해류와 흐름이 반대인 쪽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파도에서 세화포구는 갈 수 있어도 세화포구에서 가파도로는 갈 수 없다. 만약 동풍이 강하게 분다고 하면 아주 적은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지만, 최근 동풍이 강하게 분 적도 없다”며 “이는 누군가 시신을 가파도 쪽에 옮겨 놓은 것 같다”라고 추정했다.

발견된 시신이 실종 당시 복장과 거의 그대로였다는 점도 의문이다. 바다에 빠져 수일 동안 표류하게 될 경우 복장의 일부가 유실되는 경우가 많지만 최 씨 시신은 민소매 상의와 반바지 복장 그대로인 채로 발견됐다.

또 최 씨가 세화포구에서 실종됐을 당시 방파제 인근 물 깊이가 일반 성인의 허리 높이 밖에 오지 않았다는 목격자의 증언도 나왔다.

실종 직전 최 씨를 봤다는 목격자는 이날 언론인터뷰에서 세화항 방파제 인근의 수위에 대해 “애초 방파제 인근 지역이 물 높이가 낮은 곳”이라며 “당시 또 썰물 시점이고 물 높이는 일반 성인의 허리 높이에 불과했다. 애초에 이 방파제 인근 물 높이는 무릎 높이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밝혔다.

최 씨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편의점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당시 최 씨는 음주 상태였지만 의사표시도 확실하고 걸음걸이도 흐트러짐이 없는 모습이다. 목격자의 증언대로 물 높이가 성인 허리 높이에 불과했다면, 실족했다고 하더라도 물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경찰과 해경 측은 실종 이후 최 씨가 자의 혹은 타의로 육로 또는 선박을 이용해 일부 이동했을 가능성과 타살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은 시신 부검을 통해 규명할 계획이다.

부검 시 시신의 폐 등 장기에서 플랑크톤이 다량 검출되면, 바다에 빠진 후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 살아있는 상태에서 물에 빠지면 폐 등 장기에서 플랑크톤이 발견되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누군가의 ‘완력’에 의해 산 채로 물에 빠져 숨졌을 가능성도 있어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플랑크톤이 폐에서 검출되지 않으면 타살 가능성이 높다. 단 국과수 관계자에 따르면, 익사했을 경우에도 상황에 따라 플랑크톤이 검출되지 않을 수 있다.

플랑크톤 유무와 함께 ‘사망 추정 시각’도 결정적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대학 출신인 박성배 법무법인 유한태승 변호사는 1일 채널A 뉴스프로그램 ‘사건상황실’과 인터뷰에서 “이 사건에서는 사망 추정시각이 중요하다”면서 “만에 하나라도 실종시각과 다른 사망 추정시각, 실종 시각보다 한참 이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면 별개의 다른 요소가 개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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