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 ”생명의 위협 느껴”…위투 강타에 사이판 공항 폐쇄, 현지 상황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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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26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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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호 태풍 ‘위투’
사이판 공항 폐쇄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슈퍼 태풍 ‘위투’(Yutu)가 25일(현지시간) 태평양의 미국 자치령 ‘북마리아나 제도’를 강타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미 자치령인 북마리아나 제도는 마리아나제도의 일부로, 사이판을 포함해 15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간당 최대풍속 290㎞의 강풍을 동반한 위투는 25일 북마리아나 제도를 휩쓸고 지나갔다. 위투는 불과 하루 사이에 카테고리 1에서 5로 급격히 위력이 강해졌다.

미국 IBM 산하 사설 기상업체 웨더 언더그라운드(Weather Underground)에 따르면, 위투는 미국 본토나 미국령을 강타한 폭풍 중 허리케인 ‘스리’(Three)로 당시 명명됐던 1935년 카테고리 5의 ‘노동절 허리케인’ 이후 가장 강력한 폭풍이다.

무시무시한 위력에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AP통신은 현지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40대 여성 1명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건물이 무너지면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부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곳곳에서 주택 지붕 또는 주택 전체가 날아가거나 나무뿌리가 뽑혔으며, 사이판 공항이 폐쇄되면서 한국인 관광객 약 1000명의 발이 묶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이판공항이 24일부터 폐쇄됐으며, 현재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한국인 여행객이 현지에 1000명가량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사이판 현지에서 태풍 피해를 전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사이판에 강제 고립 중. 태풍 위투 미쳤다. 간밤에 유리창 깨지고 물차고 자는 아이 깨워 대피하고 사이판 관제탑이 부셔져서 비행기도 못 뜨고. 예전에 제주도, 부산에서도 태풍을 맞아봤지만 사이판 태풍 위투에 비하면 한국서 맞은 태풍은 산들바람 수준이었음. 자연의 힘이 무섭다는 걸 다시 깨달음(j.min_****)”, “뉴스에서만 보던 자연재해 재난구역에 내가 있게 되어버렸네. 오전 12시부터 블록버스터 재난영화 촬영장에 온 기분이었다. 차와 사람이 날아가는 허리케인에 하나씩 날아가는 지붕들 그리고 터지는 창문들, 무너지는 집. 이건 분명 영화 속이었어. 공항도 폐쇄 했다는데 걱정이네..ㅠㅠ(bread._****)” 등의 글과 함께 현지 상황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 등이 올라왔다.

이들은 “사이판 현지 상황. 휴양의 도시가 재난의 도시로 변하는 건 한순간(yu_sung_****)”, “돈도 떨어지고 문 연 가게들도 거의 없고 비행기는 이틀 결항되고 어른들은 답답하고 아이들은 마냥 신났고. 여기 진짜 무슨 전쟁터를 방불케 함. 다 깨지고 부서지고(____ry****)”, “무섭다. 살다 살다 이렇게 큰 태풍은 처음임. 2시간 자다가 비바람 소리에 깨서 심장 벌렁거림ㅠㅠ 창문이랑 문이 다 부서질 것 같음. 대재앙이다. 제대로 관통하고 있는 듯ㅠㅠ 휴가고 나발이고 빨리 한국 가고 싶어ㅠㅠ 생명의 위협이 느껴진다(sweet.scar****)”라며 불안감에 떨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위투는 26일 오전 3시(한국시간) 괌 북서쪽 약 490km 부근 해상을 지나 필리핀 마닐라를 향해 서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 930hPa, 최대풍속 초속 50m(시속 180km), 강풍반경 380km의 매우 강한 중형급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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