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3박 5일 간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영접 나갔다. 당내 친윤(親尹)계와 갈등이 고조되고, 윤 대통령과 가까운 박성민 의원이 당대표 비서실장직에서 사퇴한 가운데 윤심(尹心)과 멀어졌다는 해석이 나오며 위기에 처하자, 진화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3박5일간의 스페인 마드리드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영접나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당초 이날 오전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11시 39분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내려올 때 트랩 밑에서 대기했다.

윤 대통령 귀국 영접에는 정부에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했다. 여당에서는 이 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자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신임 필리핀 대통령 취임식에 대통령 특사로 참석해 현재 필리핀에 머물고 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손을 잡고 트랩에서 내려왔다. 이어 이 장관과 이 대표, 성 의장, 송 부대표 순으로 한 명씩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웃으며 악수했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3박5일간의 스페인 마드리드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영접나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과 차례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할 때에는 불참했다. 당시 “대통령이 격식 갖추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환송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게 제가 들은 공식 이야기”라며 “대통령께서 순방가실 때도 허례의식을 없애려는 분인 것 같으니 안 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신 이 대표는 같은 시각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혁신위원장을 맡은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측근인 권성동 원내대표는 공항에 나가 환송하면서, 여러 해석을 낳았다.

윤 대통령이 스페인에 머물고 있는 도중 국내에서는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의 가교 역할을 해온 박성민 의원이 당대표 비서실장직을 사퇴했다. 이는 다음 주 당 윤리위원회에서 이 대표 징계 심의를 하는 것과 연관돼 ‘윤심’ 향방에 대한 추측을 낳았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손절’했다, 이 대표가 ‘고립무원’이다 등의 평가가 나왔다. 그러자 이 대표가 윤 대통령 귀국 영접을 나가면서 여론전에 나섰다는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1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공항을 출발하자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박진 외교부 장관이 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배웅한 뒤 악수하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