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바일 운전면허증 표준 착수...한국 갈라파고스 막아야

출처(https://www.biometricupd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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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가 '모바일 운전면허증(mDL) 표준' 제정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도 올해 말 정부 주도의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도입되지만 국제 표준 규격 제정과 운용 논의는 전무, 대안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27일 글로벌 안전·환경 인증기관 UL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교통보안국 등이 스마트폰 운전면허증 표준 제정에 나섰다. UL은 “아이폰 운용체계(iOS)와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스마트폰 운전면허증이 UL의 ID 관리와 보안 부서에서 수행한 ISO 18013-5에 적합성 평가를 성공적으로 통과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이란 운전 당국이 인가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모바일 기기 등에 저장 받은 데이터 파일로, 플라스틱 운전면허증 앞·뒷면에 표시된 모든 항목을 포함한다. 미국은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통해 운전 자격 여부를 확인할 뿐만 아니라 주류 구매 등에서 연령·신분 확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단순 운전면허 인증 수단을 넘어 본인확인 플랫폼으로 활용도가 넓어지고 있다.

美, 모바일 운전면허증 표준 착수...한국 갈라파고스 막아야

미국 스마트폰 운전면허증은 디지털 사인이 있어 발행된 정보를 신뢰할 수 있고, 비대면으로 인터넷 로그인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인터넷을 쓸 수 없는 대면 상황에서도 신원을 보여 주며 해킹으로도 변조할 수 없는 것이 강점이다. 미국 루이지애나주는 지난 2016년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모바일 운전면허증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콜로라도·메릴랜드·와이오밍·워싱턴DC 등은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와 협업해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운전 면허증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델라웨어·오클라호마 등 35개 주의 경우에도 프랑스 정보기술(IT) 보안 기업과 함께 모바일 운전면허증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장기로는 국가별 인증 연동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짙어 한국도 국제 표준 규격 등에 대한 연동과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도 올 하반기에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도입된다. 행정안전부는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행안부는 신분증 신원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발급받아 보관하면서 신원확인 요청이 있을 때마다 제공 여부를 결정하는 '자기주권 신원증명' 개념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간에서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이동통신 3사가 앱 기반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를 출시, 서비스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정보인증,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관련 서비스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내 서비스는 아직 제대로 개화하지 않은 만큼 국제 표준인증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민간 주도 서비스 구분이 필요하다”면서 “이용자가 혼란 없이 사용하기 위해선 국제표준 규격 연계 논의가 필요하고, 민간인증과 국가인증 협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