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첫 확진자, 대구·울산·부산 활보… 신천지 울산교회 예배도 참석

입력 : 2020-02-23 19:41:01 수정 : 2020-02-23 20:4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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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코로나19’ 초비상

울산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검사를 받은 울산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가 22일 오후 폐쇄돼 있다. 연합뉴스 울산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검사를 받은 울산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가 22일 오후 폐쇄돼 있다. 연합뉴스

울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첫 확진자 동선이 복잡하고 광범위해 언제 어디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 확진자가 최근 ‘신천지 울산교회’ 예배에도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해당 교회가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에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울산시에 따르면 대구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교사인 A(27·여) 씨는 지난 21일 자신의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부모 집에 가기 위해 KTX울산역을 찾았다가 미열이 확인돼 선별진료소를 찾았고, 하루 뒤인 22일 확진됐다. 앞서 A 씨는 지난 9일 2시간가량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봤다. ‘슈퍼전파자’로 알려진 31번 확진자도 이날 예배를 본 것으로 알려져 이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KTX·SRT·버스·택시 등 이용

울산시, 교인들 유증상 여부 조사


문제는 지난 2주 동안 A 씨의 이동 동선이 매우 복잡한 데다, 당사자의 기억에 의존해 조사가 이뤄지는 탓에 접촉자 규모조차 구체적으로 가늠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실제 A 씨는 9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본 뒤 22일 확진 전까지 거주지인 대구와 부모 집이 있는 울산, 부산 등지를 거침없이 활보했다. KTX와 SRT, 리무진 버스, 택시, 자가용 등을 타고 다니며 병원, 약국, 운전면허학원, 면허시험장, 식당, 미용실, 피트니스센터, 아트홀, 학원, 편의점, 초등학교 등 여러 장소를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시는 이들 장소에 대해 일시 폐쇄하거나 방역 소독을 벌이고 있다. A 씨 부모가 사는 곳인 울주군 범서읍은 읍 전체를 대상으로 방역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A 씨가 확정 판정을 받은 뒤에야 지난 16일 울산 남구 무거동 ‘신천지 울산교회’ 예배에도 참석한 사실이 확인돼 보건당국이 초긴장 태세에 들어갔다. 울산시는 일단 A 씨가 신천지 울산교회에서 예배를 본 당일 오후 3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함께 있었던 교인 233명의 명단을 확보해 문자메시지와 유선으로 선별진료소 검사 등을 안내했다. 이 교회의 전체 신도는 4800여 명으로 추정된다. 시는 전체 교인 명단도 확보해 유증상 여부를 전수조사할 방침이다.

시는 또 부속기관으로 신천지 울산교회 아래 복음방 17곳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복음방은 남구 무거동과 신정동 9곳, 중구 성남동 5곳, 동구 방어동 2곳, 북구 상안동 1곳 등 17곳이다. A 씨와 접촉한 신천지 신도가 복음방 등에 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시는 전날 송철호 시장의 첫 확진자 발생 관련 회견에서 A 씨의 신천지 울산교회 예배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 울주군보건소 측이 시장 회견 전에 A 씨를 상대로 이런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울산시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A 씨가 신천지 신도라는 점을 알고 있었고 신천지 울산교회를 중심으로 추가 확진자가 대거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보건당국이 이곳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이동 경로를 빠트린 셈이다.

A 씨로 인한 자가격리 대상자는 일단 A 씨 부모와 여동생 등 가족 3명(모두 음성), 또 A 씨가 진료를 받았던 부친 병원의 간호사 2명, 처방약을 받아간 약국에서 접촉한 주민 2명, A 씨가 이용한 리무진버스 기사와 택시 2대의 기사와 가족, 이밖에 A 씨가 다녀갔다는 편의점과 식당 종사자 등이다. 울산시는 이 외에도 KTX와 리무진버스에 동승했던 울산 시민들과 연락을 시도하고 있어 자가격리 대상자는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첫 확진자와 관련해 울산시가 질병관리본부에 요청한 중앙역학조사관 파견은 대구 등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무산됐다.

권승혁 기자 gsh0905@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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