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보금자리를 옮긴 나노안(61)씨는 새로 이사한 동네 주민센터에 전입신고를 하러 갔다 뜻밖에 진땀을 뺐다. 노안으로 시력이 약
해진 나 씨에게는 전입신고서의 글자가 너무 작았던 것. 주민센터에 비치된 돋보기를 활용해 깨알 같은 글씨를 읽어보려 했지만 이마저
도 나 씨의 눈에 잘 맞지 않아 쉽지 않았다.
◈ 20년째 무사고 운전중인 안보영(55)씨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 운전면허를 갱신하러 면허시험장에 갔는데, 신청서식이 복잡하고 글씨도 작은데다, 작성칸이 너무 좁아 글씨를 적어 넣기도 힘들었다. 가까스로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은 했지만, 다음 번에는 꼭 시력 좋은 자녀와 함께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너무 작은 글씨와 좁은 칸 때문에 읽기 어렵거나, 작성이 힘들었던 민원신청서 서식이 확 바뀐다.
행정안전부(장관 진영)는 글자와 작성칸 크기를 확 키우고, 한 눈에 읽기 쉽도록 디자인을 개선한 ‘큰글자 서식’을 3월 9일부터 10개 민원창구*에서 시범 도입한다고 8일 밝혔다.
* 주민센터 8개소(세종시 조치원읍사무소, 연기면‧장군면‧연서면사무소, 한솔동‧아름동‧보람동‧대평동 주민센터), 운전면허시험
장 2개소(울산, 부산남부)
시범 도입 대상 서식은 전입신고(①세대모두이동, ②합가, ③재외국민용), ④인감신고, ⑤운전면허갱신‧재발급,
운전면허 적성검사(⑥ 1종대형‧특수‧소형, ⑦ 1종보통‧2종)등 모두 7종이다.
이번 ‘큰글자 서식’ 시범사업은 획일적으로 설계되어 있던 서식을 사용자 맞춤형으로 개선해 국민들이 종이서식
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취지다.
행안부는 ‘종이 없는 정부’ 정책에 맞춰 점점 민원신청서가 사라지고는 있지만 디지털에 친숙하지 않은 노인 등
의 경우 현장 방문을 선호하는 경우가 아직은 많다고 서식개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2018년의 경우 전체민원 9억5천5백만여 건 가운데 현장방문을 통해 처리된 건수는 2억4천6백여만 건
으로 25.8%를 차지했다.
큰 글자 서식은 본문 기본 글자크기를 10pt에서 13pt로, 그 외 글자 역시 2~3pt 내외로 확대하고, 가독성이 높
은 글자체인 맑은 고딕을 적용해 이용자가 읽기 편하도록 개선한 서식이다.
※ 주 수요계층(노인, 시각약자)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실시하여 최적의 글자크기 및 글씨체를 도출
또한 글자를 적을 때 불편함이 없도록 작성란 칸 높이를 키우고, 주소란처럼 작성할 내용이 많은 항목은 한 줄
에 3개 이상 배치하지 않도록 하여(칸 너비 확대) 충분한 작성공간을 확보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 【 기 존 】 |
|
|
| 【 개 선 】 |
|
|
|
|
|
| ||
◈ 알아보기 어려운 작은 글씨 ◈ 작성자를 배려하지 않은 좁은 작성란 ◈ 뒤 페이지에 배치되어 한 눈에 찾기 어려운 서명란 | ⇒ | ◈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큰 글씨 ◈ 작성이 손쉬운 넓은 작성란 ◈ 앞 페이지에 모아 배치되어 한 눈에 찾기 쉬운 서명란 |
○ 작성자가 직접 써야 하는 서식 본문은 한 쪽에 모으고, 유의사항‧제출서류 등 부수 항목은 다음 쪽으로 분리하는 등 항목 배치와 서식 구성도 변경해 보다 손쉬운 서식 작성이 가능하다.
< 큰글자 서식 적용례: 전입신고서 >
|
|
|
|
| ||
|
|
|
|
| ||
⇒ |
큰 글자 서식은 9일부터 각 주민센터와 운전면허시험장 등 10개 민원창구에서 한 달간 비치‧활용된다.
큰 글자 서식을 이용하고자 하는 국민은 민원창구에 설치된 전용 비치대를 통해 해당 서식을 작성하여 제출하면 된다. 이후 처리 과정과 신청서의 효력은 기존 서식과 동일하다.
행정안전부는 이용자 선호도, 큰 글자서식 활용 비율 등 시범사업 운영 결과를 반영해 향후 큰 글자 서식 적용 대상과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재영 행정안전부 정부혁신조직실장은 “이번 큰글자 서식 도입이 국민들이 정부혁신 성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지속적으로 이러한 국민 중심의 행정서비스 개선사례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