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자율주행 택시와 사람 운전자

입력 2021-12-02 11:54  


 -제도 개편 필요, 엄청난 후폭풍 불가피

 "오는 2023년 서울에서 운전자 개입이 전혀 없는 레벨4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겠다." 서울시와 현대차의 발표 내용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시범'과 '서비스'라는 단어다. 시범은 말 그대로 시험을 끝내고 상용화에 앞서 시작을 해본다는 것이고 '서비스'는 탑승자에게 돈을 받겠다는 뜻이다. 그러니 시범 서비스도 유상 운송 허가(면허)를 획득하고 운행에 나서는 것은 마찬가지다.  

 현재 시점에서 논란은 승용 자율주행의 면허다. 기본적으로 A에서 B까지 사람을 이동시켜 주고 돈을 받는 행위는 승용차인 경우 여객운수사업법상 택시 또는 플랫폼 운송 면허가 있어야 한다. 법률상 면허의 종류는 택시는 개인 및 법인, 플랫폼운송사업은 가맹, 중개, 운송면허로 세분화 된다. 개인과 법인은 자치단체, 플랫폼운송은 중앙정부로부터 면허를 발급받는다. 

 이런 점에 비춰 현대차의 로보택시 또한 면허를 받아야 한다. 여러 면허 중에 현대차가 선택할 면허는 법인택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현대차가 직접 면허를 받는 게 아니라 법인택시 사업자를 선정해 기존 중형 세단의 면허를 자율주행차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는 운전자의 자격증명이 있어야 한다. 운전 역할을 하지 않더라도 현행법상 택시 운전석에 앉으면 운전자로 간주되는 탓이다. 운전하지 않는 관리자라도 법적으로는 '택시운전자격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아울러 자율주행 택시라도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택시는 공제조합을 활용한다. 그러나 제아무리 택시라도 자율주행 이동 수단의 가격이 비싸 거부될 수도 있다. 사고에 따른 수리비가 비쌀 수 있어서다. 물론 자율주행의 전제가 무사고라는 점을 주목하지만 아직 100% 확신할 수 없는 노릇이다. 

 시범 운행 지역은 올해 상암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강남, 2023년에는 여의도, 2024년에는 마곡 등이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2030년 자율주행 선도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초기에는 10대 이상을 운행하지만 물량은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시범운행의 목적은 여러 제도적 난관을 극복하는데 있다. 초기에는 관리자가 탑승하는데 점차 역할이 축소됐을 때 운송 시장 정책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의 문제다. 예를 들어 "운전하지 않는 관리자는 과연 운전자인가 아닌가?" "운전자격증명이 필요 없다면 플랫폼운송사업으로 할 수 있는 것인가" 등의 문제다. 모두 택시와 첨예한 이해 갈등을 가진 부분이라 현대차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택시업계는 현대차의 주요 고객이지만 훗날 로보택시 서비스는 택시의 직접적인 경쟁자가 될 수도 있어서다. 로보 택시는 24시간 운행이 가능하며 피로에 따른 휴식도 필요 없다. 무선 충전으로 사람이 직접 충전할 필요도 사라질 수 있다. 가정 내 무선진공청소기처럼 배터리 전력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무선 충전 패드를 찾아 이동할 수 있어서다. 실제 영국 히드로공항에서 주차장까지 운행되는 울프라팟 자율주행은 배터리도 알아서 충전한다. 

 따라서 자율주행 로보라이드 시범 서비스는 향후 국내 교통체계의 대대적인 재편을 요구하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기술 발전에 따른 제도 보완이 반드시 필요한 탓이다. 로보 택시의 자율주행이 성공하면 일정 노선을 오가는 버스, 장거리 이동이 필요한 화물도 운전자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퀴 역사 5,000년 동안 단 한번도 사라지지 않았던 운전 역할이 사라진다는 것, 이는 '전동화'라는 에너지 전환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엄청난 변화다. 산업의 전환이 아니라 모빌리티에서 인간 역할의 대폭 축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과연 그렇게 될 것인가? 이번 시범 서비스가 가진 진정한 의미다.  

 권용주(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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