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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적발 10여분 뒤 측정값이 딱 0.100%…법원 "면허취소"

송고시간2019-07-2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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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욱기자

운전자 '알코올농도 상승기' 주장, 1심 받아들였으나 2심서 뒤집혀

음주 운전 단속 (PG)
음주 운전 단속 (PG)

[권도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음주운전 적발 10여분 뒤에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가 정확히 0.100%였다면, 운전면허 취소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노태악 부장판사)는 A씨가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상대로 "운전면허 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약 100m를 운전했다가 곧바로 경찰에 단속됐다.

오후 9시30분에 단속된 그는 13분이 지난 9시43분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에 응했다.

측정값은 개정 도로교통법(제2 윤창호법)이 시행되기 전이던 당시 기준으로 면허취소 기준치인 0.100%였다.

이에 경찰이 A씨의 면허를 취소하자, A씨는 불복해 소송을 냈다.

A씨는 술을 마시고 운전을 시작한 직후에 단속을 당했으므로, 측정 시점이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음주운전 행위가 이뤄진 13분 전에는 0.100%에 미치지 못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혈중알코올농도는 술을 마신 뒤 30∼90분간 올라가 최고치에 이른 뒤 점차 낮아진다.

1심은 이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실제 운전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면허 취소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상승기에 관한 연구 결과는 공복인 사람이 한 번에 알코올을 섭취한 상황을 전제로 한 모형"이라며 "구체적 사건에서는 총 음주 시간과 형태 등을 종합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3시간 이상 술을 마신 만큼 알코올의 흡수와 분해가 동시에 이뤄졌을 것이므로, 음주운전이 적발됐을 때 혈중알코올농도가 상승기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경찰 음주측정기가 오차 가능성을 반영해 농도를 0.005% 낮게 표시하도록 설정돼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어 면허 취소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방지할 공익상의 필요가 매우 크고, 면허 취소로 인한 불이익보다는 음주운전을 방지할 예방적 측면이 더 강조돼야 한다"며 면허 취소 처분이 너무 가혹하다는 A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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