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북칩 모델된 유정 "팬분들이 만들어준 자리, 감사해"
광고 계획 없었던 오리온 "소비자 요구에 모델 기용"
팬덤이 유통업계 끼치는 영향력 점점 더 커질 듯
광고 계획 없었던 오리온 "소비자 요구에 모델 기용"
팬덤이 유통업계 끼치는 영향력 점점 더 커질 듯
지난 9일 매일경제는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꼬북칩 광고를 촬영하는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멤버 유정을 만났다.
먼저 유정에게 꼬북칩 모델이 된 소감을 물었다. 그는 "팬분들이 만들어준 자리다. 너무 행복하다"라면서 "몇 년 전에 멤버 은지가 "언니 이름으로 된 과자가 나왔다"며 꼬북칩을 가져왔었는데, 저랑 닮은 맛있는 과자라고만 여겼지 제가 모델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하며 감격해 했다.
사실 오리온은 꼬북칩에 대한 광고 계획이 없었다. 2017년 출시돼 이미 자리를 잡은 과자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이 대박을 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혁제 오리온 마케팅 팀장은 "꼬북칩은 현재 주말까지 생산공장을 풀가동해야 할 정도로 매출이 잘 나오는데다 해외 수출도 크게 늘어서 광고를 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요청이 쇄도하는데 이를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이 꼬북칩의 광고를 진행한 것은 3년 전이 마지막이다.
유정의 꼬북칩 모델 발탁 소식이 알려진 뒤 팬덤은 다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꼬북칩을 주문해 지역아동센터나 보육원 등에 보내는 꼬북칩 릴레이 기부'에 나선 것이다.
유정 또한 팬들의 릴레이 기부에 감사를 표시했다. 유정은 "저희 팬분들 진짜 대단하고 너무 너무 착하다"며 "제가 이런 얘기를 하기가 좀 머쓱하기도 한데, 팬분들이 저희를 보고 힘을 얻었다면서 누군가에게 힘을 줘야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시더라. 그래서 감사드리고 팬분들이 도움을 드린 분들이 또 다른 분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소 간식으로 과자를 그리 즐겨먹지는 않는다는 유정은 "과자를 엄청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직접 꼬북칩을 사먹어야 할 것 같다"며 장난스레 웃었다.
이날 유정이 촬영한 사진들은 오는 5월부터 생산되는 꼬북칩의 한정판에 사용된다. 오리온은 포장지에 유정의 얼굴을 인쇄한 한정판 제품과 함께 유정의 특별한 모습을 담은 포토 카드 5종 중 2종이 동봉된 3종 묶음 한정 패키지 또한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 꼬북칩과 브레이브걸스 유정의 사례처럼 팬덤의 요구가 기업의 실제 경영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들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 연예인을 모델로 써달라'는 팬들의 요청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경우, 업체가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며 "특히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들은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미지를 가진 기업에 더 많은 호감을 표시하므로, 이는 곧 기업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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