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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북좌 유정 인터뷰 "제일 좋아하는 꼬북칩은 OO맛"

김효혜 기자
입력 : 
2021-04-10 17:52:42
수정 : 
2021-04-10 23: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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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북칩 모델된 유정 "팬분들이 만들어준 자리, 감사해"
광고 계획 없었던 오리온 "소비자 요구에 모델 기용"
팬덤이 유통업계 끼치는 영향력 점점 더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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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혜의 생생 유통] 팬덤이 유통가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역주행의 아이콘이자 요즘 대세로 떠오른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유정은 팬들의 적극적인 요청에 힘입어 오리온 스낵 '꼬북칩'의 모델 자리를 꿰찼다. 오리온이 소비자 요구에 따라 제품의 광고 모델을 발탁한 것은 65년 역사상 처음이다. 팬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고 이에 기반한 구매력을 증명하면서 기업들에게 다양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화, 인터넷 게시판, SNS 등 영향력을 행사하는 창구가 늘어난 것도 이 같은 현상에 기여했다. 기업들은 팬덤의 요구에 적극 호응하면서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부가적으로 얻는다.

지난 9일 매일경제는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꼬북칩 광고를 촬영하는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멤버 유정을 만났다.

먼저 유정에게 꼬북칩 모델이 된 소감을 물었다. 그는 "팬분들이 만들어준 자리다. 너무 행복하다"라면서 "몇 년 전에 멤버 은지가 "언니 이름으로 된 과자가 나왔다"며 꼬북칩을 가져왔었는데, 저랑 닮은 맛있는 과자라고만 여겼지 제가 모델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하며 감격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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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분들이 만들어준 자리'라는 유정의 말은 단순한 겸손의 표현이 아닌 사실이다. 유정은 평소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에 등장하는 캐릭터 꼬부기를 닮아 팬들 사이에서 '꼬북좌(꼬부기 중에 최고라는 의미)'란 별명으로 불렸다. '꼬북'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팬들사이에서 "유정이 꼬북칩 모델이 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유정 역시 "하고 싶다"는 뜻을 비추면서 여론이 급물살을 탔다. 브레이브걸스 팬들은 오리온 SNS 계정과 고객센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유정을 꼬북칩 모델로 기용해달라고 줄지어 요청했다. 팬들의 성원에 답하기 위해 꼬북칩 담당 마케터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브레이브걸스 응원글은 1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어떤 팬은 유정을 꼬북칩 모델로 만들기 위해 꼬북칩과 오리온 주식을 사는 데만 3000만원을 지출한 사실을 인증해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실 오리온은 꼬북칩에 대한 광고 계획이 없었다. 2017년 출시돼 이미 자리를 잡은 과자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이 대박을 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혁제 오리온 마케팅 팀장은 "꼬북칩은 현재 주말까지 생산공장을 풀가동해야 할 정도로 매출이 잘 나오는데다 해외 수출도 크게 늘어서 광고를 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요청이 쇄도하는데 이를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이 꼬북칩의 광고를 진행한 것은 3년 전이 마지막이다.

유정의 꼬북칩 모델 발탁 소식이 알려진 뒤 팬덤은 다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꼬북칩을 주문해 지역아동센터나 보육원 등에 보내는 꼬북칩 릴레이 기부'에 나선 것이다.

유정 또한 팬들의 릴레이 기부에 감사를 표시했다. 유정은 "저희 팬분들 진짜 대단하고 너무 너무 착하다"며 "제가 이런 얘기를 하기가 좀 머쓱하기도 한데, 팬분들이 저희를 보고 힘을 얻었다면서 누군가에게 힘을 줘야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시더라. 그래서 감사드리고 팬분들이 도움을 드린 분들이 또 다른 분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소 간식으로 과자를 그리 즐겨먹지는 않는다는 유정은 "과자를 엄청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직접 꼬북칩을 사먹어야 할 것 같다"며 장난스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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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걸스 팬들의 꼬북칩 릴레이 기부 인증 사진. /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꼬북칩의 여러 플레이버(맛)들 중에 '최애'로 꼽은 제품은 '콘스프맛'이다. 유정은 "모든 과자나 아이스크림 등 음식을 포함해서 오리지널이 제일 맛있다"며 "저는 맨 처음 먹었던 꼬북칩 오리지널인 콘스프맛이 제일 맛있더라"고 말했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빡빡하게 이어진 촬영에도 유정은 특유의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앞으로 찍고 싶은 광고가 있느냐고 묻자 "말을 잘 해야 한다"며 "내가 찍고 싶다고 했더니 팬분들이 진짜로 찍게 해주셨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브레이브걸스 멤버들 중에 미성년자가 없기 때문에 주류 광고도 괜찮을 것 같다"면서 "또 멤버들이 전부 운전면허가 있고 작년에 나온 앨범이 '운전만 해'여서 자동차 광고를 노려봐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날 유정이 촬영한 사진들은 오는 5월부터 생산되는 꼬북칩의 한정판에 사용된다. 오리온은 포장지에 유정의 얼굴을 인쇄한 한정판 제품과 함께 유정의 특별한 모습을 담은 포토 카드 5종 중 2종이 동봉된 3종 묶음 한정 패키지 또한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 꼬북칩과 브레이브걸스 유정의 사례처럼 팬덤의 요구가 기업의 실제 경영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들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 연예인을 모델로 써달라'는 팬들의 요청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경우, 업체가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며 "특히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들은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미지를 가진 기업에 더 많은 호감을 표시하므로, 이는 곧 기업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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