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고수되기]  촬영·산업·레이싱용 드론 체험…하루 만에 “감 잡았네”
입력 : 2022-07-01 00:00
수정 : 2022-07-01 17:53

박준하 기자의 하루만에 고수되기 (7) 드론 조종

소형드론 하루 훈련으로 즐길 수 있어

운행하기 전에 이론·안전수칙 배우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감각 익혀

조종기에 휴대폰 연결, 촬영영상 감상

레이싱용, 고글 착용해야 스피드 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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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교육장에서 이원희 가띠엘드론 원장(왼쪽)이 기자에게 산업용 드론(앞 왼쪽부터)과 교육용 드론 조종법을 알려주고 있다. 고양=현진 기자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드론을 보면 첨단 미래세계를 떠올리곤 했다. 하지만 요즘 드론은 취미·촬영뿐만 아니라 농업계에서도 두루 쓰이고 있다. 드론 인기에 나이를 막론하고 드론조종사 자격증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호에서는 드론조종사 양성 학원인 경기 고양 ‘가띠엘드론’에서 드론 조종을 배워봤다. 독자에게 다양한 드론을 보여주고자 큰 드론 비행은 교관 지도 아래 안전하게 체험했다.



촬영·취미·산업용 종류 다양=“하루 만에 드론 고수가 될 수 있나요?” “음, 감각만 있으면 작은 드론은 하루로 충분하죠.”

이원희 가띠엘드론 원장(52)에 따르면 드론은 크게 세종류가 있다. 촬영용·레이싱용·산업용 드론.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드론은 촬영용으로 많이 쓰이고 레이싱용은 취미, 산업용은 배달이나 방제에 사용한다. 기체 무게 250g 미만 미니드론은 자격증이 필요 없지만 그 이상은 국가자격증이 필수다.

운전면허처럼 드론 국가자격증도 1∼4종으로 나눠져 있다. 4종은 2㎏ 이하, 3종은 7㎏ 이하, 2종은 25㎏ 이하, 1종은 150㎏ 이하 드론을 조종할 수 있다. 촬영용 드론이라면 3∼4종으로 충분하고 산업용 드론을 조종한다면 1종이 필요하다. 4종은 온라인 교육만으로도 딸 수 있지만 1∼3종은 시험을 본다. 3종은 6시간, 2종은 10시간, 1종은 20시간 정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

드론을 운행하기 전 이론과 안전수칙을 배운다. 드론은 조종사 시야에서 날려야 하고, 야간·음주 비행은 지양한다. 또 군사지역이나 원전시설같이 비행금지 구역에서 드론을 날리면 안된다.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지역도 사고 위험 때문에 비행할 수 없다. 또 드론을 날리기 전에 기체를 반드시 등록해야 하며 촬영을 하고 싶다면 비행과 별도로 촬영 승인도 받아야 한다. 생각보다 지켜야 할 안전수칙이 복잡하고 많았다.

“드론을 자동차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워요. 처음에 차량을 등록하고 면허를 딴 다음에 운전하죠? 드론도 마찬가지예요. 하늘을 나는 장난감이 아니라 작은 항공기라고 생각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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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현장 체험에 앞서 안전한 실전 비행을 위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상공을 날기 전 ‘리얼플라이트(RF8)’라는 드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감각부터 익혀보는 게 먼저다. RF8에선 실제 조종기를 연결해 다양한 무인기를 가상으로 운행할 수 있다.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 조종기를 잡고 키를 앞으로 밀었더니 곧바로 이 원장이 “안돼요!”라고 외친다. 이미 화면 속 드론은 산산조각이 난 상태.

“게임과 다르게 드론은 조종기 눈금 한칸 정도만 움직인다는 생각으로 미세하게 조작해야 해요. 실제였다면 벌써 1000만원짜리 드론 하나 부순 거나 마찬가지죠. 하하.”

이후에도 가상 드론 3억7000만원어치(37번)를 부수고 나서야 슬슬 조종에 감이 생겼다. 이렇듯 드론은 섬세하게 조종해야 해서 손가락이 상대적으로 굳어 있는 고령층 조종사들이 어려워한단다. 며칠 동안 시뮬레이션하면 훨씬 쉽게 드론을 조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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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고글을 쓰고 레이싱 드론을 날리고 있다.

날려보면 새로운 세상 펼쳐져=이제 실제 드론 비행을 해볼까. 드론 연습장은 넓은 공터로, 안전표시 고깔, 드론이 안정적으로 착륙할 수 있는 평평한 지지대가 놓여 있다. 이 원장은 차에서 산업용·촬영용 드론을 차례로 꺼냈다. 산업용 드론은 20㎏대로 크기가 컸다. 이날은 특별히 레이싱용 드론 체험을 돕고자 전문가인 김용범 교관(41)도 함께했다.

“요즘 나오는 촬영용·산업용 드론은 수평유지 장치 덕분에 조종기에서 손을 떼도 수평을 지켜요. 하지만 레이싱용 드론은 보다 자유로운 비행을 위해서 수평유지 장치를 설치하지 않죠. 손을 떼면 곧바로 드론이 떨어지는 거예요.”

먼저 촬영용 드론(메빅 에어2)을 띄워봤다. 조종기에 휴대전화를 연결해 실시간 화면을 볼 수 있었다. 옆에서 이 원장 지시에 따라서 상하좌우로 이동해봤다. 드론을 하늘 높이 띄워보라는 지시에 왼손으로 조종기 레버를 올리니 그대로 위로 올라갔다. 한참을 올라가서 지상 기준 147m쯤에서 경고음이 났다. 항공법상 드론은 고도 150m 미만에서 비행해야 한다. 드론이 보는 세상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저 멀리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드넓은 논밭이 한눈에 보였다. 기자가 “우와”를 연발하자 이 원장은 “멋있죠? 이 맛에 드론에 푹 빠질 수밖에 없다니까요!”라고 말했다.

“이번엔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해볼까요?” 김 교관이 기자에게 고글을 내민다. 레이싱용 드론이 찍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고글이다. 레이싱용 드론은 속도가 빠르고 크기가 작아서 이를 체감하려면 고글을 사용하는 게 좋다. 보통 역동적인 드론 영상은 레이싱용 드론으로 촬영하는 것이다. 김 교관이 조종기 버튼을 올리자 ‘부웅-’ 하는 벌 소리와 함께 드론이 난다. 레이싱용 드론이 빠르게 출발하자 고글을 통해 본 화면이 휘청거리며 움직인다. 논밭을 낮게 날던 드론은 360도 멋있게 회전한다. 새가 이런 기분일까. 거침없이 위아래로 날다가 논밭을 돌길 여러번, 착지까지는 채 몇분이 걸리지 않는다.

산업용 드론은 사람 몸뚱이 절반 크기다. 아무래도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자체 중량 14㎏ 교육용 드론(H-5)을 띄우기로 했다. 헬멧을 착용하고 드론을 가동하기 전 배터리와 기체 상태를 먼저 확인한다. 점검이 끝나면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로 ㄴ 자 모양으로 조종기를 움직여 시동을 건다. 전원이 켜지자 드론에 붙어 있는 날개가 하나씩 돌다가 ‘우웅―’ 하며 상공으로 뜬다. 크기가 커도 조종 방식은 작은 드론과 큰 차이가 없다. 참고로 산업용 드론에 방제 장치를 부착하면 방제용 드론이 된다.

“드론배달·드론택시같이 드론으로 할 수 있는 게 늘어나고 있어요. 아마 국가자격증도 이에 맞게 개편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활용도도 높고 취미로도 좋은 드론 조종에 도전해보세요.”

고양=박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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