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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최대 현대차 그룹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가보니…

안재형 기자
입력 : 
2022-09-30 16:00:02
수정 : 
2022-10-07 10: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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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고속주회로는 아마도 전 세계에서 이곳이 유일할 겁니다. 고속주회로는 신차 개발에 꼭 필요한 시설이거든요. 당연히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코스죠.”

경주용 도로인 서킷 주행이 주특기라고 소개한 인스트럭터의 설명에 귀가 쫑긋 섰다. 제네시스 ‘G70’의 계기반에 정확히 시속 200㎞/h가 찍히자 차가 날아갈 듯 튀어나가더니 옆으로 기울어졌다. 조수석에 앉아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도로가 바로 옆을 스치듯 지나친다. 경사각 약 38°의 고속주회로 끝에 차가 걸치듯 속도를 올리고 있으니 아래쪽 도로와 차창이 마주보고 선 것이다.

지난 9월 15일 현대차그룹이 충남 태안에 마련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전문 드라이버와 함께 5개의 코스를 경험했다. 운전면허가 있는 어른들이 직접 운전석에 앉아 즐길 수 있는 이 공인받은 놀이터에서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차량의 진면목을 경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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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좋겠네, 운전면허 없이도 즐길 수 있다?! 9월 16일 공식 개관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HMG Driving Experience Center)’는 126만㎡(약 38만 평) 규모인 한국테크노링 주행시험장 내부에 건립됐다. 주행시험장에 지상 2층 1만223㎡(약 3092평)의 고객 전용 건물이 더해져 다양한 차량과 운전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시설이다.

주행 체험은 ‘제동코스’, 가혹한 조건의 ‘마른노면서킷’ ‘젖은노면서킷’ ‘고속주회로’, 짐카나(Gymkhana) 및 복합 슬라럼(Slalom) 등을 체험하는 ‘다목적주행코스’, 드리프트(Drift)를 체험하는 젖은 ‘원선회코스’ ‘킥 플레이트(Kick Plate)코스’, SUV 차량을 위한 경사로·자갈·모래·범피·수로 등 ‘오프로드코스’ 등 총 8개의 코스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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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에서 국내 출시한 전 차량을 동원해 국내 최고 수준의 드라이빙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운전 초보자를 위한 기초 지식부터 고난도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는 고급 단계까지 세분화해 고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교육을 진행하는 한 인스트럭트는 “운전면허가 있어야만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느냐고 묻는 고객 분들이 있는데, 전문 드라이버와 함께 탑승하는 한계 주행체험(Taxi)은 면허가 없는 분들도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쉽게 말해 보조석이나 뒷좌석에 앉아 고속주회로나 드리프트, 오프로드 코스 등을 체험하는 형식이다. 직접 운전석에서 스티어링휠을 조작하지 않는다고 도로 경험이 반감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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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00㎞/h로 달리는 차량 안에서 느껴지는 속도감은 일반도로의 그것과 전혀 다르다. 주행시험장 외에도 이곳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라운지와 이론 교육 후 바로 차량에 탑승할 수 있도록 스타팅 포인트와 결합된 강의실, 신차와 콘셉트카 등의 전시 공간, 서킷을 게임 형태로 달려볼 수 있는 시뮬레이터 체험 공간, 현대차그룹의 호텔계열사 해비치가 운영하는 식음료 라운지,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브랜드 컬렉션 상품을 전시하는 브랜드숍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직접 서킷을 주행하며 즐길 수 있는 자동차 테마파크인 셈이다.

▶차량 특성 확실히 알 수 있어 직접 운전석에 올라 8개 체험코스 중 5개 코스를 체험했다. 물론 각 코스별로 탑승한 차량은 모두 달랐다. 구체적으로 고속주회로는 제네시스의 ‘G70’, 마른노면서킷은 현대차의 ‘아반떼N’, 오프로드 구간은 기아의 ‘모하비’, 젖은노면서킷은 기아의 ‘EV6’, 다목적주행코스는 현대차의 ‘벨로스터N’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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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트럭터가 알려주는 차량의 특징을 기억했다가 직접 서킷에 적용해보는 경험은 색다른 걸 넘어 특별했다. 특히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라인의 성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함께 나선 인스트럭터는 “별다른 튜닝 없이도 경주용 서킷에서 무리 없이 주행할 수 있다는 건 차량의 우수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라며 “전문가인 제가 느끼기에도 N라인의 성능은 이미 글로벌 기준을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에서 세계 각지에 고객을 대상으로 한 드라이빙센터를 운영하는 건 고객마케팅 측면에서 나름 영민한 선택”이라며 “불특정 다수의 고객이 직접 서킷에서 차량을 경험하며 브랜드의 가치를 알게 되고 충성고객으로 거듭나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BMW가 영종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드라이빙센터에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놀거리와 먹을거리가 있는 것도 이런 이유”라며 “현대차그룹이 태안에 완성한 드라이빙센터도 이러한 역할을 하는 고객과의 접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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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가장 흥미로운 코스는 짐카나와 슬라럼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다목적주행코스’였다. 평탄한 노면에 러버콘 등으로 코스를 만들고 가속과 감속, 코너링 등의 드라이빙 기술을 구사하며 주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노면에 놓인 파란 러버콘을 따라 지그재그 코스를 지나 왼쪽으로 돌아 나온 뒤, 한 바퀴 반쯤 원을 그리며 회전하고 다시 빠져나와 급감속해 구불구불한 코스를 지나 초록색 러버콘이 있는 골인 지점에서 급정거하는 코스였다. 다섯 대의 차량이 한 조를 이뤄 진행한 이 코스에선 가장 빠르게 통과한 차량에 기념품을 전달하는 나름의 재미도 주어졌다. 결과는… 기념품이 꽤 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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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형 기자] [사진 현대차그룹]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5호 (2022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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